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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마음

상담선생님들이 상담경험을 바탕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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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고…. 등록일 2020-07-01
주제분류 생활습관 등록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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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아이 학부모입니다. 1 때까진 신나게 놀던 아이가 목표하는 대학이 생겼다며 올해부터는 공부를 시작했어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라 학원도 등록해 주고 인강도 끊어 줬어요. 학원 조금 다니더니 자기하고 안 맞는다고 해서 없는 형편에 비싼 그룹과외도 시켜 주었습니다. 맨날 스마트폰만 붙잡고 드러누워 있다가 책 펴놓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기특하고 안쓰럽더라구요. 역시 때가 되면 철이 들긴 하나 보다고 생각도 했고요.

 

  근데 얼마 전부터 아이가 영 집중을 못 하고 툭하면 딴 짓을 해요. 5분도 안 되어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인강 편하게 보라고 사 준 노트북으로 뉴스도 보고 카톡도 하고 이리저리 떠돌아다녀요. 갑자기 책상 정리를 하겠다며 벌떡 일어서질 않나 집안일을 도와주겠다고 쓸데없이 설쳐요. 쭉 집중해서 공부를 마친 다음에 제대로 쉬면 좋을 텐데 계속 미뤄요. 과외 숙제 같은 건 최후까지 미루다가 엉망으로 해가서 선생님에게 경고를 듣기도 했고요. 공부하기 싫으냐고 물어보니까 그건 아니랍니다. 대학 가고 싶은 마음은 확실한데 자기도 몸이 안 따라줘서 미치겠답니다. 요즘은 기분이 가라앉아 보이기도 해요. 공부머리가 있어서 아예 못 따라가는 건 아닌데 안 하던 공부를 뒤늦게 하려니까 도저히 안 되겠는 건지

 

 

 

  시험 기간만 되면 방 청소가 하고 싶어집니다. 보고서를 쓰기 위해 컴퓨터를 켰는데 몇 달째 꽂혀만 뒀던 책이 갑자기 너무 재미있어 보입니다. 어른과 아이를 막론하고 누구나 경험해 본 적 있는 일일 것입니다.

 

  해야 할 일을 미루기 위해 지금 꼭 필요하지 않은 다른 일을 하는 것을 지연행동이라고 합니다. 지연행동은 어떤 일을 잘해내야만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감을 느껴 시작할 엄두를 못 낼 때, 혹시 잘해내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을 느낄 때 흔히 나타나죠. 목표가 너무 높고 이를 이루기 위해 너무 많은 일을 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연행동이 자주 나타나 우울감과 불안감, 무기력함 등을 느끼게 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꾸물거림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심리학자인 연세대학교 이동귀 교수는 일을 훌륭하게 해내고 싶지만 생각과 걱정이 많은 소극적 완벽주의성향에서 꾸물거림증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자녀가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자발적으로 공부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지연행동을 보인다면, 우선 하루하루 해야 할 일이 과다하지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동안 공부를 하지 않다가 다시 시작하는 아이들은 뒤따라가야 한다는 조바심에 이루기 힘든 목표를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10시간씩 공부해서 1달 내로 고1 수학 다 끝내기등입니다. 본인의 현재 수준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하여 작은 목표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폰 안 보고 10분 공부하기’, ‘1문제 풀 때까지 딴 짓 안하기같은 아주 작은 목표가 좋습니다. 해야 할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별 생각 없이 일단 할 수 있는작고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합니다. 특히 공부는 하루 일정량을 기복 없이 해내는 습관이 중요한데, 이러한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작은 목표부터 달성해 가며 차츰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으로는 지연행동을 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청소년의 경우 지연행동을 하는 데 가장 빈번히 쓰이는 도구가 스마트폰일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없앨 수 없다면 공부하는 동안 어떻게 멀리 할 수 있을지 자녀와 함께 논의해보세요. 또 독립된 공간에서 꼭 필요한 물건들만 가지고 공부하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가장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이 어떤 환경인지 스스로 분석하고 방해가 되는 것들을 치울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날그날 목표만큼 집중해서 공부했을 때 스스로에게 해줄 보상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때 보상은 너무 크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때로는 딴 짓이 아닌 딴 생각이 집중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흔히 이 목표를 과연 이룰 수 있을지’,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같은 걱정이 많습니다. 특히 본인이 생각하기에 훨씬 앞서 있는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게 된다면 깊은 좌절감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걱정은 더 꾸물거리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원치 않는데도 딴 생각이 자꾸 든다면, 이 생각에 더 빠지지 않도록 중간에 멈추는 전략을 써보도록 권해주세요. 간단하게는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박수를 한 번 크게 치며 ‘STOP'이라고 외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잦은 지연행동 때문에 뜻하는 것을 잘 이루지 못할 경우, 자녀가 이를 본인의 게으름 탓으로 돌리고 좌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건 누구에게나 어렵다는 점,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습관을 들여가며 목표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걸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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